성남의 골목마다 들어선 프로그램 개발사들의 마케팅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헛웃음이 나온다. 홈페이지마다 무슨 대단한 인공지능이니 블록체인이니 하는 기술 용어를 도배해 놨는데 정작 그 기술로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설명하지 못한다. 발주하려는 사람들이 원하는 건 자기네 사업 프로세스를 매끄럽게 굴려줄 쓸 만한 프로그램이지 개발사 대표의 화려한 기술 이력서가 아니다. 방구석에 앉아 그들이 뿌려대는 광고 문구를 분석해 보면 결국 알맹이 없는 기술 자랑에 불과하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. 돈은 돈대로 쓰면서 문의 전화 한 통 안 오는 이유를 여전히 시장 탓으로 돌리는 모습이 참 흥미롭다.
의뢰인들이 개발사에 요구하는 것은 기술의 깊이가 아니라 소통의 원활함과 결과물의 안정성이다. 성남 지역의 수많은 개발 업체들은 자신들이 쓰는 최신 개발 언어가 최고의 무기인 줄 착각하고 그것만 주야장천 광고판에 걸어둔다. 정작 고객은 그 언어가 웹사이트를 만드는 데 쓰이는지 모바일 앱을 만드는 데 쓰이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인데 말이다. 어려운 전문 용어를 남발할수록 고객은 문턱을 느끼고 발길을 돌릴 뿐이다. 마케팅을 한답시고 기술 사양서 같은 글을 주구장창 올려대는 꼴을 보면 참 일하기 편하게들 산다 싶다.
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친절한 척 고객 눈높이에 맞춘다며 유치한 만화나 감성적인 문구로 도배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. 프로그램 개발은 엄연한 비즈니스 계약이고 비용이 오가는 냉정한 판이다. 개발 프로세스의 투명성과 유지보수의 확실함을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. 어떤 단계로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어떻게 오류를 잡아내는지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백 가지 최신 기술 이름보다 신뢰를 준다. 이걸 모른 채 그저 다른 업체가 하니까 따라 하는 식의 광고는 돈 낭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.
사실 성남의 개발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든 구경하는 처지에서는 크게 상관할 바가 아니다. 자기 돈 버려가며 마케팅 실험을 하겠다는데 굳이 뜯어말릴 생각도 없다. 다만 진짜로 계약을 따내고 싶다면 지금 당장 홈페이지에 적힌 외계어 같은 기술 목록부터 지우는 편이 나을 것이다. 물론 고집 센 개발자 출신 대표들이 내 말을 들을 리 만무하고 늘 하던 대로 예산을 낭비하겠지만 말이다. 판단은 각자 알아서 할 일이고 결과 역시 온전히 본인들 몫이다.